생물학적 견해가 범죄학을 지배하던 무렵에 사회실증주의자는 19세기 사회에서 진행되던 주요한 사회적 변화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사회학이란 분야를 개척했다. 사회학은 사회를 연구하기 위한 이상적인 시각으로 여겨졌다. 수천 년간의 안정기를 지나고 세계는 인구 폭발을 경험하고 있었다. 1700년경에 6억으로 추산된 세계 인구는 1800년경에는 9억으로 증가했으며 , 수많은 사람이 도시로 몰려들었다. 영국의 맨체스터는 1706년 12,000명의 주민이 거주했는데, 1850년 그 인구가 40만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인구는 3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증가했다. 동력직기 등 기계의 발달은 가내공업을 쇠퇴시켰으며, 수많은 저임금 노동자로 운영되는 공장 체계를 가져왔다. 농기계의 확산으로 식량 공급이 증가했지만, 농촌 노동력에 대한 수요를 매우 감소시켰다. 이런 잉여 노동자가 도시 인구를 더 끌어올렸다. 동시에 정치적˙ 종교적˙사회적 전통은 계속 과학적 방법의 도전을 받았다.
사회학적 범죄학의 토대는 선구적인 사회학자 아돌프 케틀레(Adolphe Quetelet)와 에밀 뒤르켕(Emile Durkheim)의 작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케틀레는 범죄학적 연구를 수행하면서 자료와 통계학을 사용하도록 자극했다. 사회학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뒤르켕은 범죄를 정상적이며 필요한 사회적 사건으로 정의했다. 이들 두 사람의 시각은 현대 범죄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벨기에 수학자 케틀레는(프랑스인 앙드레미셸 게리Andre-Michel Guerry와 함께) 범죄학의 지도학파(cartographic school of criminology)로 불릴 수 있다. 이 접근법은 19세기 초 유럽에서 개발 중이었던 사회통계학을 사용했다. 통계학적 자료는 인구밀도, 성별, 종교, 수입 등을 포함하는 주요한 인구학적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케틀레는 죄를 저지르는 성향에 대한 사회적 요인의 효과를 조사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수집된 자료를 연구했다.케틀레는 범죄에 대한 연령과 성별의 강력한 영향력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계절, 날씨, 인구 구성, 빈곤이 범죄성과 관련된다는 증거도 발견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그는 범죄율이 여름에, 남부 지역에서, 이질적인 인구 가운데서,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그는 범죄율이 음주 습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케틀레는 현대 범죄학에서도 여전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사회현상과 범죄의 관계에 관해서도 확인해 주었다. 그의 발견은 범죄가 롬브로소의 생물학적 결정론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어떤 사회적 토대를 갖는다는 것이다. 뒤르켕의 사회실증주의에 따르면, 범죄는 경제적 빈곤기와 번영기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 본성의 한 부분이다. 범죄는 정상적이다. 범죄 행위가 전무한 사회를 상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행동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뒤르켕은 범죄의 불가피성이 사회 내의 차이점(이질성)과 연결된다고 믿었다. 사람은 저마다 각기 다르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형태의 행위를 사용하므로 그들 중 일부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실제의' 범죄가 없어지더라도 인간의 결점과 사소한 비행이 범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 간의 차이가 존재하는 한 범죄는 불가피하여 사회생활의 근본 조건 중 하나다. 뒤르켕은 범죄는 유용할 수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죄의 존재가 사회 변화를 위한 길을 닦아주기도 하며, 사회구조가 확고하지도 불변하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달리 표현해서, 만약 범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이 같은 식으로 행동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해 무조건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같은 보편적 동조성은 창조성과 독립된 사고를 방해한다. 이런 생각을 예증하기 위해 뒤르켕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예를 들었다. 소크라테스는 당시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을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젊은이들의 도덕성을 타락시킨 죄인이라는 죄목으로 사형에 처해졌다. 뒤르켕은 범죄가 주는 또 하나의 이득은 사회의 병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범죄율의 증가는 사회 변화의 필요성을 알릴 수 있으며, 범죄를 유발하는 인간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미리 계획되도록 할 수 있다. '사회분업론(The Division of Labor in Society)'에서 뒤르켕은 '기계적(mechanical)'이라고 명명했던 소규모 농촌사회에서 대도시로의 인구 유입, 분업과 개인의 고립을 특징으로 하는 보다 현대화된 '유기적(organic)' 사회로의 변화가 가져오는 결과에 관해 기술했다. 현대사회에서 전통적 가치의 상실로 인한 혼란과 무질서를 묘사하는 강력한 사회학적 개념인 아노미, 또는 규범과 역할의 혼란은 이런 변화로부터 발생한다. 뒤르켕의 자살에 관한 연구는 아노미 상태에 있는 사회가 높은 자살률을 보인다고 지적했는데, 아노미는 자살뿐 아니라 다른 형태의 일탈도 유발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사회학적 실증주의의 우월성은 20세기 초 로버트 에즈라 파크(Robert Ezra Park), 어니스트 버지스(Ernest W. Burgess), 루이스 워스(Louis Wirth)와 시카고대학 사회학과 동료들에 의해 시작된 연구를 통해 확보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갖고 가르쳤던 학자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연구 스타일을 존중받아 시카고학파(Chicago School)로 불리고 있다. 이들 도시사회학자는 도시의 사회생태학(social ecology)에 대한 연구를 개척했다. 그들의 작업은 한 세대의 학자에게 도시 지역에서 작동하는 사회적 힘이 범죄적 상호작용을 창출한다고 결론짓도록 자극했다. 그래서 일부 도시 근린은 범죄의 '자연 지역(natural areas)'이 되었다. 이들 도시 근린에서는 학교와 가족과 같은 주요 사회제도가 붕괴될 정도로 빈곤 수준이 높았다. 사회 해체는 사회제도가 행위를 통제하는 능력을 약화했으며, 그 결과는 높은 범죄율로 나타났다. 그들은 범죄 행위가 개인적 특성의 함수가 아니라 올바른 인간관계와 발달에 부적합한 환경에 대한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빈곤 수준 등 근린의 조건이 범죄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검토하면서 범죄생태학적 연구를 시작했다. 그들의 발견은 범죄가 개인적 병리의 결과라기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의 함수라고 하는 자신들의 신념을 구체화시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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